2015. 1. 27. 21:43ㆍ호랑방탕 가사탕진 여행/바르셀로나+모로코 2014
여행자들 대부분은 여기서(또는, 새로 생긴 카사포트역에서) 내린다. 카사보야져역. Casa Voyageurs station
어쩐지 허술함.
긴장되는 엄격함.
의외의 무한친절.
보기와 달리 안전한 광장.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갓 도착한 나는
낯선 카사블랑카, 모로코에 촉을 세운다.
어쩐지 허술함.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탄 기차. 무척 잘 갖춰져 있다.
짐을 둘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고, 좌석에 테이블도 있고,
테이블 아래 휴지통에 블라인드, A/C까지.
그러나 당최 나는 어디 있는거지...
무슨 역을 향해 가는지 알 수가 없고,
사람들은 짐을 싸들고 서둘러 내리나,
역 이름을 알 수가 없다.
도착한 역에는 아무런 표지판도, 기차 내부에는 어떤 방송도 없다.
의외의 무한친절.
남성 중심의 무슬림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나 보다.
일종의 엄격함이 공항에서부터 보였나보다. 잠깐이나마 긴장했나보다.
하지만 첫 날 만난 모로코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외국인이라고 앉아 있는 자리까지 와서
'너가 내릴 역은 다음역이야' 이야기해주던 역무원 아저씨.
그런데 대체 어떻게 알았지? 내가 여기서 내릴 줄?
지나가다 마주치면 밝고 환하게 인사하던 사람들.
숙소에 짐을 풀고 어둑한 골목을 걸어 당도한 레스토랑에서
말도 안 통하는데 원래 없던 메뉴인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주기까지..
조식은 몇 시부터야? 라는 물음에
명쾌하게 "4 AM" 이라고 말하던 호텔 리셉셔니스트로 '모로코의 발견'은 끝.
단순하게도 모로코가 금세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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