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방탕/가사탕진 한달여행] #1. 첫 기록

2014. 6. 28. 01:18호랑방탕 가사탕진 여행/바르셀로나+모로코 2014

휴가를 떠나도 되나? 하는 마음과 

그나마 모은 돈을 이렇게 다 써도 되나? 하는 걱정을 

회사서랍에 묻어두고 열쇠로 서랍 문을 잠그고 

짐을 쌌다. 


나는 이번 여행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가우디와 모로코를 보겠다! 라는 간략하고 과하지 않은 욕심을 부리겠다고 했지만

그라나다에 있는 성당들과 프라도 미술관, 안달루시아의 공기를 맛보고 싶기도 해... 

많이 욕심부리지 말고, 11년만에 함께 여행길에 오른 친구와 

즐거우며, 내 몸 피곤함에 정신까지 지지말고, 

여유로운 여행자로서의 나를 되살리기. 이 정도로 하자. 이미 충분히 거창한가..? ㅎㅎ


베이징에서의 11시간 대기라는 어마무시한 비행 스케쥴을 

17년지기 또다른 친구 지혜를 만나러 나가겠다며 감행했다. 

지혜와 연구실 동료인 엄박사님을 베이징에서 만나 잠시나마 거주자의 기분을 내봤다.

길거리에서 캔맥주도 마시고,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커피도 마시고, 

첫번째 우쿨렐레 공연도 베이징 오도구 길거리에서 이 세 명을 앞에 두고 술김에 하고.. 


17년지기 친구 둘과 함께 하는 베이징의 밤은 매 주말마다 만나던 단골 카페에서처럼 익숙했고,

비바람에 쓰러진 자전거와 문전성시를 이룬 간판없는 대추빵 장사 덕에 여행자의 감성도 적당히 건드려졌던 시간. 


다시 비행기에 올라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생각해보니 가우디를 처음 접한 것도 이번 여행의 동료인 친구와 함께였다. 

고3 때 가우디 전시 소식을 듣고 토요일 방과후 교복 입고가서 감탄하며 봤던 그 집요한 스케치들과 

건축이라기엔 너무 아름다운 모형들..

실제 그 공간이 주는 느낌이 어떨지 무척이나 궁금하고 설렌다. 


중국 무비자 입국 팁. 

팁이라기엔 별 거 없지만, 환승-transfer-구역으로 가기 전에 입국신고 구역을 만나는데, 그 카운터 중 가장 왼쪽이 연결항공편이 24시간 이내에 있는 여행자 대상 무비자 도장을 찍어주는 곳. 

매우 간단해 알아보고 말고 할 것도 없다 ㅎㅎ +한글 안내도 있어 더더욱 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