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방탕/가사탕진 한달여행] #13. 모로코 친구가 말하는 라마단

2015. 1. 27. 21:47호랑방탕 가사탕진 여행/바르셀로나+모로코 2014


출처 : https://therainbowlightpictures.wordpress.com/


이슬람에 대해 알고 있는게 별로 없는 우리에게도 '라마단'은 익숙하다.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에 해당하는 달 자체의 이름이 '라마단'으로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음식은 물론이고 음료수에도 손을 대지 않는 금식의 시기이다. 

밀레프트에서 어느날 압둘라 no.1에게 라마단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압둘라가 한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 

무슬림이 한 달동안 해가 떠 있을 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를 먹지 않는다. 

금식만이 아니라 나쁜 말을 하지도 않고, 도둑질이나 나쁜 행동을 해서도 안된다. 

남의 말을 엿듣거나 심지어 나쁜 생각을 하는 것도 안되는 총체적인 수행의 기간이다. 

이성을 만져서도, 성관계를 갖는 것도 안된다. 

해가 지고 나면 달콤한 음식들로 에너지를 비축하고 음료로 목을 축이기도 하지만 

대개 단식 3~4일차가 되면 자연스럽게 위가 줄어들어 평소처럼 많이 먹지 않게 된다. 

이 때 자신의 신체와 능력, 절제력을 테스트해 보기도 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못 먹는 고통에 대해 느껴보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단식을 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남들에게 드러나는 행동지침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기 자신과 신 사이의 약속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라마단이 끝나면 온갖 음식들을 준비해놓고 가족들끼리 한 달 만의 성대한 아침식사를 하게 되는데, 

몇 점 먹지 못하고 눈으로만 음식을 즐기면서 거북스러운 위장상태 때문에 '라마단이 좋았어..' 라고 그리워하기도 한다. 

임신했거나 어린 아이들은 라마단에 참가하지 않아도 되는데, 

아이의 경우 3일이나 5일 라마단에 함께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18세 이상이 되면 정식으로 라마단에 함께 한다. 

병이 있거나, 연세가 많은 어르신도 라마단에서 제외된다. 


* * * * *


라마단이 끝나면 서로 몇 킬로그램이 빠졌네 하며 은근히 자랑하기도 한단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다른 사람의 단식을 감시하는 사람도 없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신과 나 사이에서의 극히 개별적인 명상기간이라는 것. 

라마단이 흥미로워서 오!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네! 라고 말하자 압둘라가 꼭 해보라며 좋아한다. 

하지만 2014년 라마단이 시작하는 날, 모로코를 떠나는 비행기를 타고 말았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