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7. 23:57ㆍ잔상들 (책,영화,전시 등)
장 폴 뒤부아 <프랑스적인 삶>
폴 블릭이라는 한 남자의 성장을 그린 소설.
'프랑스'적인 삶 보다는 '삶'에 초점에 맞춰지는 소설.
소설은 형의 죽음으로 시작해 불완전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10대를 보내다 학생운동에 간접적으로 가담 혹은 수혜, 누구나 그랬듯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온갖 꽁수를 고민하고, 여신과도 같은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져 가족을 꾸려 가족이 겪는 '바다 위에서 작은 보트가 만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관여하며 50대에 이른 한 남자의 자전적 소설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세세한 자기고백적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프랑스적인 삶>은 샤를 드골부터 자크 시라크까지 역대 대통령의 이름으로 각 챕터가 구성되어 있는데,
폴 블릭의 삶 자체가 정치에 가담을 했거나, 의도적으로 정치적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이 항상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각 챕터가 말해주고 있다.
읽으면서 어느 순간엔 소설의 제목이 <프랑스적인 삶>임에도
폴 블릭이 만나는 사람들과 사건들의 배경이 미국이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10대와 20대를 겪고 30대, 40대의 도전과 배신, 비밀, 침묵의 동의를 지나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가족에서 행복과 밝은 미래를 보려고 마음을 다잡는 50대의 폴 블릭은 그의 조국이 프랑스이기 때문에 삶의 모양이 그렇게 만들어 진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인생의 모양이라 그러기엔 우울해진다.
하지만 소설에서 자신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람보다 훨씬 작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수많은 사건들은 일반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자신이 내가 생각했던 사람보다 훨씬 작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수많은 사건들의 연속인 인생을 살아가지만
시지프스의 돌이 언젠가는 멈출 수 있다는 엄청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자신임을
폴 블릭은 보여준다.
왠지 읽으면서 남성작가의 편협한 시각이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가상의 인물일지라도 한 인물의 반세기를 보여주는 소설은 책의 '다른 사람의 인생과 경험을 간접경험'케 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그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 폴 드부아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알고보니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다. 옵세르바퇴르의 기자이기도 한 그는 10권이 넘는 소설을 발표한 중견작가. 제목 익숙한 <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까지.. 아마 앞으로 몇 권은 더 이 작가의 글을 읽어보며 탐색하게 될 것 같다.
아래는 네이버책 작가소개에서..
장 폴 뒤부아
장폴 뒤부아(Jean-Paul Dubois) 1950년 툴루즈에서 태어난 그는 현재까지 12권의 소설을 발표한 중견작가이다. 현재 주간지 「옵세르바퇴르」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이 소설로 공쿠르, 페미나, 르노도, 앵테랄리에 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결국 100년 전통의 페미나 문학상을 수상했다. 출간 즉시 프랑스 전역에서 압도적인 공감을 얻어내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한 이 소설은 한 프랑스 남자의 자화상을 다섯 번이나 바뀐 정권의 변천사 속에서 밀도 있게 그려낸다. 저서로는 소설 『난 다른 걸 생각해』,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등이 있고, 여행기로 『난 미국이 걱정스러워』가 있다. 『케네디와 나』로 프랑스 텔레비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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