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9. 20:21ㆍ호랑방탕 가사탕진 여행/지중해_여기저기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가 오고팠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구겐하임 미술관.
2000년 강원도 정선에 내국인 입장 가능한 카지노가 개장하면서 폐광이나 쇠퇴한 산업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 주민들의 노력이 빚은 결실 사례들을 보게 되었고, 그 중 빌바오는 단연 으뜸이었다. 어떤 면에선 신화같기도 하고.
19-20세기 조선과 철강 중심 도시이자 항구도시였던 빌바오는 좀 더 값싼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온 아시아 신흥 국가들(그 중엔 한국도 있음)의 등장으로 80년대부터 쇠퇴, 실업률이 30%를 넘어갔다. 오랜 시간동안 공업도시였던지라 도시를 가로지르는 네르비온강의 환경오염도 심각했다.
1989년에 바스크 지방정부는 미래 도시는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철학아래 도시 재개발계획을 착수한다. 계획의 기본에는 문화가 중심이 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화두였고, 도시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는데 성공한다.
사실 구겐하임 미술관이 빌바오 재건의 상징이지만 바스크 지방정부의 노력은 다각적이었다. 도시 내부에 다른 랜드마크인 멋진 건축물들도 많고, 산책길과 자전거 도로, 트램과 지하철이 편리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네르비온강의 수질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개선시킨다는 의지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도시를 오후에 강변을 따라 걸어봤는데 좋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자동차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곳, 잘 정돈된 길은 다른 스페인 도시보다 깔끔하고 안전했고 편안했다. 뭐, 도시의 일부를 걸은 것 뿐이지만 ^-^;
각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빌바오는 진짜 부럽다. 우리도 산 좋고 물 좋은 정선이 조금 더 아름답게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폐광이 현실이었던 정선 인근 주민들은 핵폐기물처리장 유치까지 기원했다 하니 그 절박함은 내가 가닿지 못한 어떤 것이었겠지만..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
*제프 쿤스의 <강아지 Pu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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