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_여_하] Day 08. 미들트, 게으름

2017. 7. 16. 01:33테투아니 in Morocco

게으른 자는 블로그도 하지 말라던 옛 성인들의 말씀은 진리였다는..(??)

사하라를 떠나 게으름의 늪에 빠져버린 8개월 전의 저와 

사하라 이후의 #귀찮지만_여행은_하고싶어 '게으름' 편을 기록하려는 현재의 제가 

놀랍도록 싱크가 되어 버렸네요. 


메르주가를 떠나 페즈까지 가는 길은 북아프리카의 대자연이 펼쳐지는 

엄청나게 아름답고 믿을 수 없이 끝없는 

장관의 연속이랍니다. 



지즈밸리. 곳곳에 마을에 있습니다. 내려가서 조금 걸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미들트 숙소에서 본 풍경. 미들아틀라스 설산이 조금 보입니다. 



#두_눈으로_지즈밸리를_본_자만의_감동

특히 지즈 강을 따라 형성된 대추야자 오아시스는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어요. 

요즘 아무리 카메라도 좋고, 멋지게 잘 찍힌 사진이 널려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길을 나서는 이유는

그 공간감! 내가 그 풍경 안에 들어가 있을 때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은

먼 길을 감내해낸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지요. 


대추야자나무 계곡이 수십 킬로미터 이어진 지즈밸리를 지나 

미들 아틀라스 산자락의 크고 작은 도시들을 지나다보면 

만년설이 곱게 얹혀진 산을 배경으로 한 도시, 미들트에 도착합니다. 


#너의_이름은_미들트 

미들트는 인구 5만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도시이지만, 프랑스 식민지 때 이 지역에 매장된 광물질 때문에 

프랑스가 지중해까지 연결된 철도도 놓고, 눈독을 들였던 도시예요.

지금은 사과로 유명한 내륙의 농업 도시입니다. 우리나라 사과처럼 어른 주먹만한 사과는 아니고, 

어린이 주먹만한 작고 빨간 사과가 이 동네의 특산품이에요. 

처음엔 바로 딱 느껴지지는 않지만 무려 해발 1,500미터에 달하는 고산 도시입니다. 

공기가 달라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점심식사만 하거나 그냥 지나쳐가는 도시가 미들트입니다. 

하지만 전 게으름병이 도졌기 때문에 ㅎㅎ 

그리고 운전대를 잡은 일행의 선택을 존중하여 

미들트에서 하루 쉬어가기로 합니다. 


도시의 초입에 있는 Kasbah Asmaa 라는 곳에서 

저녁식사 포함, 1인당 300딜함으로 하루 묵어갔어요. 

인터넷은 로비에서만 가능, 로비에 따뜻한 벽난로가 있어서! 

맥주 한 잔 마시며 인터넷 하기에 좋은 곳이었답니다. 


* * * * *

메르주가에서 페즈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19:00 출발, 다음날 5:30에 도착하는 Supratours 버스가 있어요. 


저는 타본 적 없지만 간혹 여행자들은 메르주가~페즈 구간을 그랑택시로 가기도 합니다. 

6~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단, 장거리니까 6명보다는 4명 합승이 제일 적당할 듯! ^^ 


+++2018년 1월 업데이트! 

메르주가~리사니 : 그랑택시 15딜함 (30분 소요)

리사니~에라시디아 : 그랑택시 50딜함 (1.5시간 소요)

에라시디아~메크네스 : 그랑택시 200딜함 (5.5시간 소요 / 페즈까지도 동일한 요금일 것. 제가 탔을 땐 눈 때문에 길이 험해서 평소보다 비싼 가격이었어요)

물론! 메르주가부터 페즈/메크네스까지 그랑택시로 한 번에 가라고 호객을 하긴 합니다만... 위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것! ^^ 

메르주가보다는 리사니가 크고 에라시디아는 더 커서 그랑택시 구하기가 더 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