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_여_하] Day 09. 페즈

2017. 11. 11. 03:07테투아니 in Morocco

미들트에서 출발, 페즈에 도착한 우리는 장거리 이동과 멍때리게 하는 풍경에 사로잡혀 

의욕 상실, 대화 상실, 식욕 상실의 상태였지요. 

사실, 모로코의 스위스라고도 불리는 이프란에서 점심식사를 하긴 했지만... 






미들트를 지나 이프란으로 가다보니 달라지는 풍경



#모로코의스위스_이프란 

이프란은 2015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2위에 꼽힌 곳이기도 해요! 

(이 말을 안 믿었더니 저랑 같이 일하는 모로코인 가이드님이 직접 기사를 찾아서 제 눈앞에 들이밀더군요...) 

아틀라스 사자가 옛날에 서식했던 곳이기도 해서 도시 초입에 사자 동상이 하나 떡 버티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한여름에는 더위를 피해서, 한겨울에는 스키를 타러!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이랍니다. 

모로코에서 스키 탄다 그러면 사람들이 많이 놀라는데, 모로코 겨울에 눈 와요. 

가장 뜨거운 대륙의 가장 추운 나라라는 별명이 있는 곳입니다. 

모든 지역에 눈이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아틀라스 산자락 인근에는 눈이 내리고 스키장이 바로 이프란에 있답니다. 








#꼬리없는원숭이 

이프란 근처 삼나무 숲은 꼬리없는 원숭이- 바바리 원숭이-의 서식지입니다. 

원숭이인데 꼬리가 없어요! 하지만! 잘 보면 아주 짧은 꼬리가 엉덩이에 딱 붙어 있는 동물들이지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땅콩이나 과자 같은걸 주기 때문에 찻길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아이들. 

땅콩을 받을 때 보면 원숭이들은 진짜 넘나 사람 같은 것... 

아시아를 제외하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알제리, 리비아에 여전히 야생 꼬리없는 원숭이가 살고 있고 

유럽에서는 지브롤터(스페인에 붙어 있는 영국령)가 유일한 서식지예요. 

아마도 옛날 지중해가 말라붙었을때 북아프리카에서 이사한 원숭이들의 자손이 아닐까!! ^^ 


#위치감각을_자만말것

페즈 메디나는 9,000개 이상의 작은 골목길로 이루어진 구도심지역입니다. 

국제규격 축구장 600개에 달하는 면적이고, 12세기 건물이 아직 남아 있는, 그 자체로 손색없는 야외박물관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활발하게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라는것! 민속촌이 아니라 그냥 삶의 공간이라는 말씀! 

오후에 도착해 오늘밤은 어디에서 잘까 고민하다가 삼년전 처음 모로코 여행왔을 때 묵었던 숙소를 떠올렸죠. 

마침 숙소 주인과 페친이어서 ㅎㅎㅎ (페친 만세!) 메세지를 보냈고, 지금은 숙소로 이용하고 있지 않는 리아드였지만 

기꺼이 우리를 맞이해주었어요. 


* * *

페즈 메디나에는 리아드가 참말로 많습니다. 각 리아드마다 가까운 문(메디나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역이라 곳곳에 출입문이 있어요)이 있고요, 

내가 묵을 리아드에서 가장 가까운 문까지 쁘띠택시를 타고 이동한 후, 그곳에서부터는 숙소 직원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게 좋아요. 

주로 게이트까지 숙소에서 보낸 수레꾼이 마중옵니다. 수레에 짐 싣고 따라가면 됩니다. 

단, 이 수레꾼이 숙소에서 보낸 그 수레꾼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 잊지 말고요! 

숙소가 밥부줄루드(Bab은 대문이라는 의미, 밥부줄루드는 블루게이트라고도 불리는 메인 게이트 중 하나)나 밥기사 근처면 위치가 좋은 편! 









#가볼만한곳_페즈 

그저 메디나 골목 구석구석을 걷는 것만으로도 재미난 곳. 


#태너리 

천 년 된 가죽염색장! 세계테마기행이나 걸어서세계속으로에 늘 나오는 그곳. 

태너리를 내려다보는 테라스가 모두 가죽샵 옥상이에요. 어쩔 수 없이 가죽샵을 구경해야 한다는..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 있음 사는 거죠! 여행의 큰 재미 쇼핑! 

물건은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특정 가죽제품을 사고 싶은데 바가지를 쓰고 싶지 않다! 하면 태너리에 가기 전에 

메디나의 샵에서 구경을 먼저 하면서 사전조사를 하는게 좋아요. 

내가 딱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이 좋은 상태의 물건으로 어디에 있을지 모르지만 대략의 가격을 알아두면 좋으니까요~ 


#부이나니아_마드라사 

옛날 기숙학교였던 마드라사. 입구의 맞은편에는 14세기에 만들어진 물시계 건물도 남아 있답니다! 

마드라사에 딱 들어가는 순간! 번잡했던 골목은 잠시 잊게 될 거예요. 

붐비는 골목과 어깨를 부딪게 되는 사람들, 소음과 다양한 각종 냄새들로부터 갑자기 짠 하고 조용한 공간에 들어가게 될테니까요. 


#그외 

최초의 정신병원이 있었던 헨나 수크, 카라윈 모스크+대학 도서관 근처의 금속 두드리는 사람들 작업장, 

물레이 이드리스2세의 영묘와 카라윈 모스크는 문이 열려있을 때 살짝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고요(출입은 불가!). 

시간이 많다면 안달루시아 구역까지 걸어가보며 길을 잃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스벤쥐(도넛처럼 생긴거, 1개 1딜함)를 사먹어봐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