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1)

2011. 9. 26. 22:51생활여행자의 일기


3년 7개월의 연애가 끝나고 내게 남은 외로움이란.. 

길 가다가 우연히 보게 된 재미난 문구, 예쁜 하늘, 사소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하는 나를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듯 감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오랜만에 운전을 하고 어딘가에 다녀온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
운전을 하는 나를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듯 감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손톱의 생김새, 글씨체, 목소리, 반응 등 내가 가진 사소한 것들에 감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나 자체에 대해, 내 존재에 대해 감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내게 남은 미련이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혹시 회사로, 집으로 찾아오지는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것
역시 너가 내 삶엔 필요해 라고 진지하게 고백하며 돌아오지 않을까 상상하는 것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분명히 다른 사람이 채워줄 수 없는, 나만 채워줄 수 있었던 충족감을 애타게 그리워할거라 생각하는 것.



나를 슬프게 하는 예감은..

외로움과 미련은 고스란히 내것인데 현실은 현실이라는 것.
헤어져도 다들 잘 살아가는 모습이 나보다 그 사람에게 먼저 찾아올 거라는 생각. 
다른 사랑을 해도 다시 갖지 못할 영원히 상실한 그 무엇, 떠난 그 사람만이 채워줄 수 있었던 충족감을 곧 맞닥뜨리게 될 것 같다는 불안. 



사람이니까 다 외롭다는 말이 별로 위안이 되지 않는 
헤어진지 2달째.
외로움(2) 같은건 쓰지 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