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방탕/가사탕진 한달여행] #5. 이것은 짧은 멍때림 @하산 모스크
K는 바다를 등지고 앉아 간혹 왼쪽 어깨너머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았다. 저건 지중해인가, 대서양인가. 길게 늘어선 파도는 하얀 포말을 만들어내며 끊임없이 해안가로 밀려들었고 모양새만 갖춘 서핑보드에 반짝이는 갈색 몸을 뉘인 모로코의 청년은 파도에 거슬러 계속 지중해인지, 대서양인지로 나아갔다. 나아갔다 밀려들어오고 뒤집어졌다 다시 나아갔다를 되풀이했다. 하염없이 하얀 파도와 바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K는 휙 몸을 돌려 모스크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일주일새 끊임없는 이동과 낯선 것에 내던져진 상황은 K로 하여금 지금 서 있는 이곳이 바다로 변해버린 이태원이라해도 이상할 것이 없겠다 싶은 생각을 들게 했다. 여긴 지금 아프리카다. 내가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아프리카에 드디어 지금, 발을 딛고 서 있는 ..
2015.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