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라고 다 더운건 아닙니다

2019. 11. 24. 23:24ARTY.CHALK

손이 시렵고 코가 시려운 아침입니다.

전기매트와 컨벡터를 서둘러 켜고 따뜻한 차를 한 잔 우려내 쥐고 있습니다. 

어째 한국같이 들리지만, 모로코입니다. ^^ 

바야흐로 집 밖이 집 안보다 더 따뜻한 계절이 돌아왔어요. 겨울! 

겨우 겨울의 시작이라는게 참... 남쪽으로 가는 기차표를 검색하게 만듭니다. 

(에싸우이라에 조뿅뿅님도 촬영차 있다는데..) 

 

겨울철에 모로코에 여행온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게 바로, 아프리카인데 이렇게 추워? 입니다. 

아프리카 얼마나 넓게요? 아프리카의 1/3을 차지하는 사하라만 해도 중국만하고 미국만한걸요? 

모로코는 "가장 뜨거운 대륙의 가장 차가운(추운) 나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답니다. 

게다가 제가 살고 있는 테투안, 여행으로 많이 가는 쉐프샤우엔, 배가본드를 촬영한 탕헤르는 

리프 산자락에 있거나 가까이에 있어 얼마나 더 춥게요.. 

그래도 페즈 근처 스키장 있는(네, 아프리카에 스키장 있음...) 이프란 보다는 덜 추워서 행복해요... 

 

그렇담 모로코는 언제 여행해야 가장 좋을까? 추운 날씨 한풀이 끝에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것! 

친구들이 놀러온다 그러면 겨울에 놀러오라고 합니다. 제가 제일 한가한 때거든요.. 

겨울에 우리집에 놀러왔던 친구 강뿅뿅이 왈, "너... 이러다 골병들어.." 

손님이 온다 그러면 한여름 빼고 오시라 합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에서 오는 여행자분들은 사하라를 꼭 가고 싶어하는데, 한여름 사하라 낮에는 40도 넘고요, 

밤에도 30도 가까이 되는 끝나지 않는 열대야, 나의 인내심과의 싸움, 내가 뭣하려고 여기 있나 싶은 자괴감을 들게 하거든요. 

 

물론! 요즘 럭셔리 사하라 텐트들 중에 텐트에 에어컨 설치해놓은 곳들 있습니다. 와이파이도 터져요. 사하라 낭만 따위... 

그래도 에어컨 있으면 만사 해결될거 같죠? 노놉, 한밤중에 가이드에게 전화를 걸게 됩니다. 제발 호텔로 가게 해줘요.. 

이건 제 경험담은 아니고, 제 동료인 모로코 가이드 친구의 올해 경험담. 너무 짜증났지만 ㅋㅋ 아이가 걱정되어 사막 한가운데로 

한밤중에 차를 보냈다는 한풀이를 하더라고요. 

겨울은 밤에 춥긴 하지만 요즘 여행자용 전기매트 잘 나오더만요! 가볍게 따수운 옷들도 잘 나오고.. 

자, 그럼 어디든 여행가기 좋은 봄/가을 제외하고 여름/겨울 모로코 여행의 장단점을 살펴볼까요! 

 

 

여름 6,7,8월  *사하라 노노, 바닷가 동네나 북부 지중해에 수영하러 오세요~ 

-해가 깁니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요. 

-살이 아픈 뜨거운 햇살이 내리쬘 뿐이지요. *아이스 음료 없음! 

-단, 지역에 따라 달라요. 에싸우이라 같은 바닷가 도시는 살만해요. 6월은 또 괜찮고요. 

-8월 사하라에는 모로코 분들 관절염 치료하러 의료 관광(?) 가시더라고요.  

-2020년 라마단이 5월 중하순에 끝날테니, 6월에 도시마다 재미난 축제 많이 할거고요 

 

겨울 12,1,2월  *마라케쉬, 에싸우이라나 사하라 갑시다! 

-비가 간혹 내립니다. 북부(탕헤르,샤우엔)는 좀 많이 내릴지도... 

-1월에 미들 아틀라스에 눈 때문에 길이 종종 막히기도 합니다. 이프란 인근! 

-겨울철 별자리가 밝은 별이 많아 보는 재미가 있죠, 사하라 하늘도 맑은 편! 

-마라케쉬 같은 더운 동네는 이 때 날씨가 제법 좋아요. 

-12월 크리스마스부터 1월 동방박사의 날 즈음, 유럽인들 휴가철 제외하고는 사람도 많지 않고요

(요즘 마라케쉬 마조렐가든 예매 안하면 한시간 줄 섭니다. 예매 필수!) 

-사하라 한낮에는 반팔 입어도 될 정도의 날씨(물론 매일 그렇다는 건 아님!), 밤&새벽에는 겨울옷 필수! 

 

2018년 1월 29일, 에잇벤하두에 함박눈 온 날.

그런데 요즘에는 날씨도 참, 이 시기에는 이래요~ 라고 말하기가 좀 뭣한게 

작년 1월에 에잇벤하두에 30년 만에 눈 왔고요.. 이때 조사차 에잇벤하두에 있었는데, 동네 사람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 본 사람들 많아서 다들 신나고, 저만 속 시끄럽고... 눈 녹은 물이 와디에 넘쳐 흘러서 사하라 방향으로 가는 길 폐쇄되서 빙 둘러가고... 

올 11월 초에는 불과 일주일만에 기온이 뚝 떨어져서 전팀은 여름옷 입고 진행하고 다음팀은 가을-겨울옷 입고 진행하고.. 

시기별 대략적인 날씨 파악만 하시고, 여행중 겪게 되는 날씨는 뭐 그냥 받아들여야해요. 임청하 언니처럼 썬글라스와 우비를 모두 장착해야 합니다(아는 사람 손! -_-;;). 

 

결론!

*한국처럼 4계절이 있는데 온도가 약간씩 더 높다라고 쉽게 생각하시되, 

*남북으로 길어 도시별 날씨 차이가 나는 나라다. 

*8월 빼고는 뭐 여행할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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