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24시간
생활여행자의 일기 01.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유니폼을 입은 선원 아저씨가 창밖을 보며 얘기한다. 제주를 떠난 배는 한 시간 정도 북쪽으로 달리고 있다. 둥그렇게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해파리도 간간히 보이고, 미처 이름이 붙지 않은 작은 섬들도 지나친다. 추자항에 닿은 배는 색색깔의 등산복을 입은 여행자들을 항구에 부려놓고, 참조기를 잡으러 이른 아침 항구를 나섰을 고깃배도 깊은 밤을 바다에서 보내고 돌아와 어지러이 엉킨 그물을 풀어낸다. 만선은 아니지만 그물을 풀어내는 손은 많고 분주하고 익숙하다. 11월 초, 가을의 절정에서 갑자기 찾아온 봄날같은 날씨는 티셔츠 하나로도 ‘덥다’는 말을 뱉게 한다. 햇빛은 적당하고 바람은 포근하고 트레킹 길은 폭신하다. 항구에서 벗어나 조금 오르자 이내 배경..
2018.11.05